6월 첫째 주 광물가격은 주요 생산국의 공급 차질과 미·중 무역 완화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으로 전기동과 니켈이 강세를 보인 반면,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와 중국 제조업 경기 둔화 영향으로 철광석은 하락하며 전체적으로 소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한국광해광업공단(KOMIR)이 9일 발표한 ‘6월 1주차 주요 광물가격 동향’에 따르면 광물종합지수는 ‘2,379..07’로 전주대비 0.3% 하락했다.
전기동 가격은 최근 미·중 무역 리스크 완화, 주요 생산국의 공급 차질, 미달러 약세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우선, 미·중 간 외교적 긴장 완화가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며 위험자산 선호를 회복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 후속회담 추진 및 상호 국빈방문 합의는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을 완화시키는 긍정적 신호로 작용했다. 이와 같은 흐름은 미달러 약세로 이어졌고, 6월 1주차 기준 미달러 인덱스는 3주 연속 하락하며 원자재 투자 수요 확대에 기여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아프리카와 남미 주요 광산의 가동 중단, 인도네시아 수출 급감 등으로 공급 차질이 심화되며 가격 상승 압력을 가중시켰다. 특히 콩고의 Kamoa-Kakula 광산과 칠레의 Andacollo 광산은 지진과 설비 보수로 가동이 멈췄고, 인도네시아의 동 정광 수출은 전년 대비 79.7% 급감했다.
여기에 미국이 6월 4일부터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50%로 인상함에 따라, 동 제품에도 유사한 조치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는 선제적인 확보 수요가 증가하면서 NYMEX 전기동 가격이 LME 대비 톤당 1,1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을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또한 LME 동 재고는 전주 대비 9% 감소하며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공급 부족 우려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다만, 중국 제조업 경기 둔화와 미국 고용지표 개선은 전기동 가격 상승세에 제동을 걸고 있다. 특히 5월 중국 Caixin 제조업 PMI는 48.3으로 8개월 만에 경기위축 국면으로 전환되며, 수요 약화 우려를 부각시키고 있다.
니켈 가격은 최근 인도네시아의 금속거래소 설립 계획과 필리핀의 생산 감소, 그리고 미·중 무역협상 진전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먼저,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가 2026년을 목표로 금속거래소 설립을 추진하면서 시장 유동성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니켈광산협회(APNI)는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와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SHFE)를 모델로 삼아 거래소를 설계 중이며, 초기에는 니켈선철(NPI) 거래를 중심으로 시작해 점차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글로벌 니켈 유통 및 가격 형성 구조에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며, 가격 상승 기대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동시에, 주요 공급국인 필리핀의 생산 감소도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필리핀 최대 니켈 생산업체인 Nickel Asia의 2025년 1분기 원광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해 2022년 2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 공급 타이트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한 미·중 무역협상 진전은 글로벌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며 위험자산 선호도를 높였고, 이는 니켈 가격의 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승 요인에도 불구하고 일부 하방 압력도 존재한다. 미국의 철강 관세 인상은 전반적인 원재료 수요 위축 우려를 키우고 있으며, 중국 제조업 경기 둔화는 니켈 수요 회복에 제동을 걸고 있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의 스테인리스 스틸 가격은 최근 기준 4월 29일 이후 최저치를 경신하며 수요 둔화를 반영하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미국의 철강 관세 인상과 중국 제조업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은 2025년 6월 4일부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른 조치이나, 글로벌 시장에서는 철강 수요 위축 가능성을 자극하며 철광석 수요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중국의 제조업 경기 둔화가 겹치며 하방 압력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에서 최근 발표된 제조업 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철광석에 대한 원재료 수요 감소 우려가 증대됐고, 이는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철광석 가격의 하락세를 제한하는 일부 상방 요인도 존재한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재개 움직임은 무역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하며, 글로벌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동시에, 중국 내 철광석 재고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수급 개선 기대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6월 1주차 기준 중국 주요 항구의 철광석 재고는 1억 3,762만 톤으로 전주 대비 40만 톤 줄어들며 5주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유연탄 가격은 국제유가 상승과 계절적 발전 수요 확대 전망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6월 1주차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3.35달러로 전주대비 3.6% 오른 가운데, 여름철 냉방 수요 증가에 따른 발전용 석탄 수요 확대 전망으로 유연탄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우라늄 가격은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제조업 경기지표 부진에 영향을 받아 소폭 하락했다. 최근 발표된 중국 제조업 지표는 경기 둔화 신호를 보여주며 원자재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했고, 이에 따라 우라늄 가격은 전주 대비 0.9% 하락세를 기록했다.
주요 희소금속의 경우, 리튬 가격은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물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탄산리튬은 충분한 공급 여건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 등으로 수요 증가가 제한되며 전주 대비 소폭 하락했다. 수산화리튬 또한 일본과 한국 등 주요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삼원계 배터리 분야의 실수요가 부진해지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코발트 가격은 공급 제약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물거래가 미미한 상황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3월 4주차 이후 파운드당 19.5달러 선을 꾸준히 유지해왔으며, 시장은 세계 최대 생산국인 콩고민주공화국(DRC)의 수출 통제 조치 연장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페로망간은 인도 공급사의 가격 인하와 철강 수요 약세가 맞물리며 하락 이후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 국영 광산기업인 Moil社가 6월 공급가격을 인하하면서 시장 가격에 하방 압력이 작용했으며, 글로벌 철강 산업의 부진한 수요 흐름이 추가적인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희토류는 미·중 무역 긴장에 따른 공급불안 가중으로 인해 일부 품목에서 상승세가 나타났다.
6월 5일 미·중 정상 간 전화통화가 있었으나 뚜렷한 협상 진전은 없었고, 중국 정부는 여전히 희토류 수출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유지 중이다.
특히 네오디뮴과 같은 전기차용 영구자석에 필수적인 희토류의 공급 불안이 가중되며, 유럽 내 일부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재고 부족으로 생산라인 중단 사태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전주 대비 일부 품목은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한편, 원료비 급등으로 일부 품목은 현물 거래가 중단되며 가격이 전주 수준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