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도별 총 수출액(억달러) 글로벌 경기 둔화와 보호무역 강화 속에서도 2025년 한국 수출은 사상 처음 7,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반도체 수출이 1,700억 달러를 상회하고 자동차·선박 등 고부가 제조업과 신흥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가 맞물리며 무역수지는 780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5년 연간 및 1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2025년 연간 수출은 전년대비 3.8% 증가한 7,097억 달러로 집계됐다.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해당 기록을 달성했다. 2018년 6,000억 달러 달성 이후 7년 만의 성과다.
미국의 관세 조치와 주요국 보호무역 기조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수출은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연초 상반기에는 소폭 감소했으나, 분기별로 갈수록 수출 규모와 증가율이 모두 확대되며 하반기 반등이 뚜렷했다. 일평균 수출 역시 26.4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6,317억 달러로 보합세를 보였다. 반도체 제조장비 등 비에너지 수입은 늘었지만, 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 수입 감소가 이를 상쇄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78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017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개선됐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자동차, 선박, 바이오 등 주력 제조업이 수출 성장을 이끌었고, 전기기기·농수산식품·화장품 등 유망 품목도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전년대비 22.2% 증가한 1,734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DDR5·HBM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 확대와 고정가격 상승으로 4월 이후 9개월 연속 월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자동차 수출은 미국 관세 영향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차와 중고차 수출 증가에 힘입어 720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선박 수출 역시 LNG 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중심으로 24.9% 증가한 320억 달러를 기록하며 2018년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기기기, 농수산식품, 화장품 등 비전통 품목도 글로벌 수요 확대에 힘입어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수출 기반 다변화에 기여했다.
지역별로는 아세안, EU, 중남미, CIS 등에서 수출이 증가하며 시장 다변화 흐름이 강화됐다. 아세안 수출은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7.4% 증가한 1,225억 달러를 기록했고, EU 수출은 자동차·선박 수출 확대에 따라 701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중국과 미국 비중은 다소 낮아졌으나, 특정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신흥 시장으로 외연을 확대한 점은 구조적 개선으로 평가된다.
▲ 월별 수출액 추이(억 달러)한편, 2025년 12월 수출은 전년대비 13.4% 증가한 696억 달러로 월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입은 574억 달러로 4.6% 늘었고, 무역수지는 122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11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은 208억 달러로 다시 한번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AI 서버 수요가 일반 서버 교체 수요로 확산되며 메모리 초과 수요가 지속되고, 생산능력 확대의 제약으로 메모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이 수출 호조로 이어졌다. 이로써 12월에는 IT 전 품목 수출이 동반 증가했다.
자동차의 경우 하이브리드차 수출 증가 흐름은 유지됐으나,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전년 동월의 높은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12월에는 감소세로 전환됐다. 이차전지 수출은 해외 생산 확대, 미국의 전기차 지원 정책 축소 및 관세 부과, 유럽 시장 내 경쟁 심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전년대비 13% 감소한 7.2억 달러를 기록했다.
철강 수출은 25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1% 감소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 주요국 수요 둔화, 글로벌 공급 과잉이 겹치며 수출 물량과 단가가 동시에 하락한 영향이 컸다. 석유화학 수출 역시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공급 과잉이 지속되면서 수출 단가가 하락해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정부는 이번 실적을 주력 산업 경쟁력과 수출 구조 개선의 성과로 평가하면서도, 통상 환경 불확실성에 대비한 산업 체질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도체·AI 등 첨단 산업 육성과 제조 혁신을 통해 수출의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