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온은 연세대학교와 공동 연구를 통해 실리콘 음극에 최적화된 전도성 고분자 바인더 ‘PPMA(전자전도성 고분자)’를 개발, 이번 연구 성과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 됐다.차세대 배터리 경쟁이 소재 혁신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SK온이 실리콘 음극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장벽으로 지목돼 온 성능 저하 문제에 해법을 제시했다. 전극 내 전자 이동을 정밀 제어하는 신소재 바인더를 통해 고에너지밀도와 제조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기술 리더십을 한층 강화했다.
SK온은 연세대학교 정윤석·김정훈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실리콘 음극에 최적화된 전도성 고분자 바인더 ‘PPMA(전자전도성 고분자)’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해 12월에 게재됐으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기존 액체 전해질 환경에서 적용이 제한적이던 전도성 고분자 바인더를 전고체 배터리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구현해, 적용 범위를 실질적으로 확장했다는 평가다.
PPMA는 전도성과 접착력을 동시에 확보한 신소재 바인더다. 전자 이동 경로를 전극 전반에 안정적으로 형성하면서 실리콘 입자 간 결합을 강화해,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 붕괴와 내부 저항 증가를 억제했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에서 문제로 지적돼 온 ‘입자 간 접촉 상실’을 근본적으로 완화한 점이 핵심이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실험실 수준을 넘어 실제 적용 조건에서 성능을 검증했다는 데 있다. SK온은 PPMA를 적용한 실리콘 음극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에 가까운 저압 조건에서 구동하는 데 성공했으며, 고에너지밀도 파우치형 셀 기준으로 수백 회 충·방전 후에도 초기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함을 확인했다.
실리콘 음극은 이론적 저장 용량이 흑연 대비 약 10배에 달해 차세대 고에너지밀도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그러나 충·방전 시 부피가 300% 이상 팽창·수축하면서 전극 내 접촉이 끊어지고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문제가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전고체 배터리에서는 고체 입자 간 접촉에 의존해 전기가 흐르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는 더욱 치명적이다.
기존에 널리 사용돼 온 PVDF 계열 바인더는 절연성이 강해 사용량을 늘릴수록 전극 성능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저압 환경에서의 성능 저하 원인이 리튬이온 전달이 아닌 ‘전자 이동’에 있다는 점에 주목했고, 전도성 고분자를 기반으로 한 PPMA 설계를 통해 이를 해결했다.
공정 측면에서도 개선 효과가 크다. PPMA는 물 기반 공정이 가능해 특수 용매 사용을 줄였고, 제조 과정에서 요구되는 압력도 기존 대비 80% 이상 낮췄다. 이에 따라 환경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생산 효율과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박기수 SK온 미래기술원장은 “산학 협력을 통해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며 “앞으로도 학계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 혁신의 속도를 지속적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SK온은 전고체 배터리 양산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하반기 대전 미래기술원 내 약 4,628㎡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준공했으며,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29년이다. 국내 주요 대학과의 산학 협력을 확대해 소재부터 공정까지 전주기 기술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