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경제 성장 전망과 글로벌 경영환경 전망(자료: BIAC 2025 Economic Policy Survey Autumn Edition(’25.12) , 한경협)글로벌 통상·지정학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OECD 경제계는 올해 상반기에도 저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기업들이 충격 국면을 벗어나 투자 재개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에너지 수급 안정과 노동시장 병목 해소, 인플레이션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머물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급격한 경기 악화를 우려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개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 다만 에너지와 노동, 제도 여건이 투자 지속성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OECD 경제산업자문위원회(BIAC)는 회원국 경제단체들의 2026년 상반기 전망을 담은 ‘2025 경제정책 조사’ 보고서를 20일 발표했다. BIAC에는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를 포함 총 38개국 경제단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 조사에는 그중 OECD 회원국 GDP의 93.5%를 차지하는 29개국 경제단체가 응답했다.
조사 결과, OECD 경제계의 과반수(59.6%)는 2026년 상반기 글로벌 경제 상황을 ‘경기 침체 지속’으로 인식했다. 다만 직전 조사에서 절반에 가까웠던 ‘급격한 위축’ 응답은 0.6%로 급감해, 경기 급락에 대한 공포는 상당 부분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저성장과 고비용 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경영환경에 대한 인식은 ‘보통’ 수준을 유지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같은 인식 변화는 통상·지정학 리스크가 단기 충격을 넘어 관리 가능한 구조적 비용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관세 조치 등 무역 불확실성은 국가·산업별 협상을 거치며 변동성이 완화됐고, 지정학적 요인으로 급등했던 에너지 가격 역시 비(非)OPEC 국가의 증산 영향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BIAC은 기업들이 불확실성 속에서도 비용 구조에 적응하며 대응 역량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투자 전망이다. 작년 하반기에는 응답 기업의 74.9%가 투자 감소를 예상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79.1%가 투자 증가를 전망하며 투자 심리가 극적으로 반전됐다. 특히 AI·클라우드·소프트웨어 분야는 94.2%가 투자 확대를 예상해, 전략 기술 중심의 선택적 투자 강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응답 기업의 과반수(51.6%)가 인플레이션 상승을 예상해 비용 부담이 투자 확대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요인으로는 ‘지정학 리스크’(85%)가 가장 많이 지목된 가운데, ‘에너지 가격 및 공급 불안’(81.6%)과 ‘노동시장 경색·미스매치’(78.5%) 응답이 직전 조사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무역·투자 장벽(74.4%)과 규제 부담(34.5%) 역시 주요 제약 요인으로 꼽혀, 대외 여건뿐 아니라 각국의 제도 개선 필요성이 부각됐다.
이에 따라 경제 성장을 위한 최우선 과제도 변화했다. 직전 조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혔던 ‘무역 자유화’ 대신, 이번 조사에서는 ‘에너지 접근성 확보’(88.4%)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노동시장 참여 제고’(65%) 역시 중요도가 크게 상승하며,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산업 수요에 부합하는 노동력 확충이 향후 성장 잠재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BIAC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기업 활동은 통상·금융 제약과 지정학 리스크로 위축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각국의 구조개혁 노력과 함께 무역·투자 촉진을 위한 환경 조성, 글로벌 규제 조율에서 OECD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기업투자, 특히 혁신 분야에 대한 투자 전망이 뚜렷하게 반등한 점이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이라며 “이러한 투자 수요를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개선과 산업 수요에 맞는 인력 확충,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 경쟁 환경이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민관이 함께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